5평방에 9명 '정원 2배'…과밀수용 한계 놓인 청주여자교도소
수용률 120%…"교도관이 수용자에 폭행당하는 일도 부지기수"
교도관 업무부담 심화…정성호 장관 "단순 수용 넘어 교화로"
"곧 점호 시작하겠습니다. 다들 똑바로 앉습니다."
한낮 최고기온이 33도를 기록한 지난 17일 충북 청주여자교도소. 난생처음 보는 풍경에 취재진이 머뭇거리자 한 교도관이 복도 끝에서 소리를 질렀다.
조촐한 세간살이와 싱크대, 화장실이 있는 5평(16.62㎡) 남짓한 방은 성인 여성 12명이 들어서자 금세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찼다.
두 다리를 쭉 펼 수 없을 만큼 비좁은 탓에 몇몇은 벽에 등을 붙인 채 두 무릎을 가슴 앞에 모으고 앉아야 했다. 방안은 열기로 가득했다. 벽걸이 선풍기 2개가 쉼 없이 돌아가고 있었지만 더위는 쉬 가시지 않았다.
이날 수용자 체험을 위해 찾은 청주여자교도소는 1989년 문을 연 국내 최대 규모의 여성 전담 교도소로 2003년 현재 터에 자리를 잡았다.
고유정·이은해 등 국민적 공분을 산 강력사범을 비롯해 중범죄자들이 대거 수용돼 있어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전설의 청주'라고 불리기도 한다.
전국 54개 교정시설 중 그나마 시설이 나은 축에 속하지만 고질적인 과밀 수용 문제는 다른 곳과 마찬가지다.
청주여자교도소 정원은 610여명이지만 지난 17일 기준 현원은 742명으로 수용 비율이 120%에 달했다.
이날 취재진이 체험한 혼거실은 정원이 5명이지만 평균적으로 9명이 생활한다고 한다. 1명이 지낼 공간에 2명이 들어가는 셈이다.
방은 앉기만 해도 비좁았지만 누우면 어깨와 어깨가 닿고 다른 이의 발밑에 머리가 놓였다. 화장실 앞까지 누워야 8명이 겨우 자리 잡을 수 있었다.
교도소 내 67개 전체 독방 중 절반가량은 2명이 한 방을 나눠 쓰는 실정이다.
이렇듯 좁은 공간에 사람이 몰리면서 수용자들도 덩달아 예민해져 이들을 관리하는 교도관들의 업무 부담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교도소 측에 따르면 야간에는 교도관 18명이 전체 인원을 관리한다. 교도관 1명당 40명이 넘는 수용자를 감독하고 각종 사고를 예방하는 부담을 지는 것이다.
손모(30) 교도관은 "교도관과 수용자 사이 고성은 일상"이라며 "흥분한 수용자가 진정되지 않아 교도관이 발로 차이는 일도 부지기수"라고 토로했다.
실제 지난달에는 한 수용자가 벽지를 심하게 훼손해 교도관이 수용자 상태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폭행당한 일이 발생했다. 지난 3월에는 흥분한 수용자가 휠체어를 들고 교도관을 협박하고 허리를 발로 차 타박상 등 상처를 입혔다.
한 교도관은 "1개 층을 관리하는 교도관은 1명뿐"이라며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몰라 안전봉 같은 건 지닐 수도 없다. 무력하게 보호장구를 착용하는 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의 전부"라고 말했다.
폭행과 소란 등 각종 사건·사고에 자주 노출되면서 교도관의 직무스트레스도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부의 2024년 '교정공무원 정신건강 실태분석' 결과 조사 참여자의 약 20%가 '정신건강 위험군'으로 파악됐다. 일반 성인보다 자살 계획 경험률은 약 2.7배, 자살 시도 경험률은 약 1.6배 수준으로 집계됐다.
법무부는 교도관이 겪는 직무 스트레스의 가장 큰 요인으로 '과밀 수용으로 인한 과중한 업무량 및 인력 부족'을 꼽았다.
교정당국은 수용자들이 처한 열악한 상황이 교화·교정 기능을 약화해 재범 가능성을 키우고 그만큼 사회적 비용도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법무부는 이를 고려해 교정정책의 근본적인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이날 청주여자교도소를 찾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교정의 목적은 단순 수용이 아니라 재범을 예방하고 국민 안전을 지키는 데 있다"며 "여성 수용자들의 특성을 고려한 치료 재활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마약 중독 재활과 사회복귀 지원을 통해 국민이 체감하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또 "2026년을 교정 혁신의 원년으로 삼아 현장 근무 여건을 개선하고 치료 재활 재사회화 중심의 교정정책 혁신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